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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식품영양 정보

<당근과 오이>, <당근과 무> 같이 드셔도 괜찮습니다.(식품영양학 전공자가 말하는 식품의 궁합)

by Eunice2020 2021.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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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과 오이, 당근과 무'는 함께 먹으면 안 된다'는 말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셨을 텐데요. 과연 사실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당근과 오이' 또는 '당근과 무'는 를 함께 드셔도 상관없습니다.

저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6년간 식품영양학을 공부했는데요. 그 동안 제가 공부한 지식으로 미루어보자면 두 가지 식품을 함께 먹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그럼 제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유를 알려드릴게요.

 

 

1. 당근과 오이, 무를 함께 먹으면 안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근거

"당근에는 아스코르비나아제(ascorbinase)라고 하는 효소가 함유되어 있어서 오이나 무에 함유된 비타민C를 파괴(산화)한다"

이것이 핵심입니다. 효소는 열에 의해 쉽게 파괴되어 효력을 상실하는데, 당근, 오이, 무는 생으로 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말이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마치 당근이 '비타민C를 잘라버리는 칼'을 품고 있는것 같은 무시무시한 생각이 드는데요.

당근_칼
당근 아스코르비나아제(비타민C 산화효소)

이런 말에 겁을 먹고 당근과 오이, 무를 절대 같이 먹으면 안 된다! 이렇게 생각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럼 이제부터 저의 생각을 말씀드릴게요.

 

2. "함께 먹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근거

1) 오이 자체에도 '아스코르비나아제' 효소가 있습니다.

사실, 오이에도 이 효소가 들어있기 때문에 오이를 자르면서 효소가 공기와 접촉하게 되면서 비타민C의 산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참고로, '비타민C 파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긴 하지만, 실제로 '산화'가 더 적합한 말입니다. 산소가 결합되면서 원래 가지고 있던 성질을 잃게 되는 것이지요. 

결국, 당근이 아니더라도 비타민C의 산화는 저절로 일어나니 당근을 주범으로 몰아세우지 않아도 됩니다. 물론 당근에 있던 아스코르비나아제까지 합쳐지면 산화가 더 많이 일어나긴 하겠지만요.

 

2) 당근말고도 아스코르비나아제를 함유한 채소는 얼마든지 많습니다.

오이, 브로콜리, 호박, 가지, 시금치, 양배추, 당근, 마늘종, 무에도 이 효소가 있습니다. 

즉,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채소들에 매우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으므로 일일이 신경 써 가며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익혀먹으면 효소가 불활성화 되지만 오이, 당근, 무, 양배추등은 생으로 먹을 수 있으니 이런 것들을 다 신경 써가며 먹으려면 머리가 아프지 않을까요?

참! 그리고 이 효소를 불활성화 시키기 위해 채소를 익혀먹는건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비타민C는 열에 약해서 뜨거운 물에서도 쉽게 파괴되기 때문이지요. 비타민C는 너무 여리고 여린 영양소랍니다. 

 

돈가스 먹을 때 함께 나오는 '양배추 샐러드'에 양배추, 당근이 함께 있는 것을 본적이 많은데요. 이것을 보면서 양배추와 당근은 궁합이 맞이 않아! 이렇게 말하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왜, 굳이 '당근과 오이, 무'에 대해서는 엄격할까요? 참고로 양배추에도 비타민C가 풍부합니다.

 

3) 비타민C는 귤 2개가 먹어도 하루 섭취권장량이 충족되므로 오이와 당근에 목숨 걸 이유가 없습니다.

비타민C는 너무나 흔한 영양소입니다. 잘 파괴되기는 하나, 성인의 1일 섭취 권장량이 '100mg'밖에 되지 않으며, 다양한 식품에 분포되어 있어 조금만 신경 쓰면 섭취량이 부족할까 봐 걱정할 일이 없습니다. 

 

 

만약 당근과 오이, 무를 함께 먹어서 걱정되시나요? 그렇다면 아래 과일이나 채소를 드셔보세요. 

▶비타민C 하루 섭취권장량 100mg이 함유된 식품

귤 2개, 딸기 5개, 키위 1.5개, 사과 1개, 오렌지주스 1잔, 파프리카 1개, 고추 6개

 

4) 비타민C의 파괴는 효소뿐 아니라 빛, 금속, 열등에 의해 쉽게 일어납니다.

아스코르비나아제 효소만 없앤다고 해서 비타민C를 보호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워낙 약한 영양소이기 때문에 수확되는 즉시 산화(파괴)가 일어나며, 보관할 때 , 칼로 자를 때, 믹서에 갈 때, 가열할 때 등등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비타민C가 소실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비타민C를 보호하려고 너무 애쓰지 마시고 다양한 채소와 과일을 신선한 상태로 드시는 것을 더 권장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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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icejojo.tistory.com

 

참! 저와 같은 입장을 가진 의사분이 있어서 관련 영상 링크를 알려드립니다. 제 의견이 더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거 같아 알려드리니 참고하셨으면 좋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KyO5JQa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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