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를 굽다 보면 탈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꼭 누군가는 이런 말을 하지요. "탄 고기 먹으면 암 생기니까 잘라내고 먹어야 해" 그럼 여기서 2가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첫 번째는 '정말 탄 고기에는 발암물질이 있을까?"
두 번째는 "탄 부분만 잘라내고 먹으면 발암물질이 사라질까?"인데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오늘은 이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드리려고 준비했으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1. 고기를 태우면 발암물질이 생길까?
네, 맞습니다. 국제암연구소에서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한 '벤조피렌'이 생성됩니다.
벤조피렌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 불완전 연소할 때 만들어지는데요. 특히, 지방이 많은 육류를 고온에서 구울 때 타거나 검게 그을리게 되면 다량 생성됩니다. 그리고 지방과 불이 직접 닿게 되면 생성량이 훨씬 많아지기 때문에 직화구이를 먹는 경우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
사실, 벤조피렌은 꼭 고기를 구울때만 생기는 건 아닙니다. 커피콩을 볶을 때, 식용유를 만들 때, 훈제치킨, 훈제 소시지 등을 만들 때도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담배연기에는 탄 고기보다 훨씬 많은 벤조피렌이 검출된다고 하니 참고해주세요.
2. 벤조피렌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려주세요.
우리나라의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요.
짦은기간에 걸쳐 다량 벤조피렌에 노출되면 적혈구가 파괴로 인한 빈혈 및 면역력 저하가 생길 수 있고, 장기간 노출되었을 경우에는 생식 독성과 함께 암 발생률도 증가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3. 탄 부분을 잘라내고 먹으면 벤조피렌을 피할 수 있나요?
대부분 사람들은 고기가 타면 '탄 부분'만 잘라내고 먹으면 된다고 얘기하는데요. 과연 그럴까요?
정답부터 말씀드리면 '섭취량을 줄일 수는 있어도 완전히 피할수는 없습니다."
고기가 타면서 벤조피렌이 생성되며, 이는 고기의 기름을 타고 이동하여 고기 전체에 퍼지기 때문에 탄 부분만 잘라낸다고 해서 완전히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벤조피렌 섭취량을 줄일 수는 있겠지만요.
또한 고기가 타면서 나는 연기에도 벤조피렌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의 호흡기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체내에 들어올 수 있답니다.
4. 벤조피렌 섭취량을 최소화 하는 현실적인 방법!
벤조피렌의 섭취량을 줄이고, 벤조피렌의 발암성을 낮출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드릴게요.
1) 직화구이 보다는 프라이팬이나 두꺼운 불판을 이용해서 구워주세요. 지방이 불과 바로 닿으면 벤조피렌 생성량이 급격히 늘어난답니다.
2) 삶아먹는 고기도 맛있습니다! 고기를 삶아먹게 되면 벤조피렌은 아예 생성되지 않습니다. 물론 구워 먹는 고기 맛에 비하면 맛은 덜하지만 건강을 생각해서 가끔씩은 삶은 고기(수육, 백숙)도 드셔 보세요.
3) 고기를 너무 바싹 굽지 마세요.
특히 삼겹살의 경우 바싹하게, 겉이 약간 딱딱해질 정도로 굽는 분들도 많은데요. 이렇게 굽다 보면 고기가 타기 쉬어지고 벤조피렌의 생성량도 늘어난답니다.
4) 꼭 채소를 같이 드세요.
식약처에서는 벤조피렌의 섭취량을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직접 실험 연구를 통해 밝혀냈습니다.
바로 "채소, 과일 섭취는 벤조피렌의 독성을 낮춘다"라는 사실입니다.
구체적인 식품명도 언급을 했는데요. "상추, 양파, 마늘, 샐러리, 미나리, 홍차, 딸기"였습니다.
이런 식품들을 구운 고기와 함께 먹거나 후식으로 먹으면 소화 및 대사 과정에서 벤조피렌의 독성이 저하되면서 발암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하는데요. 따라서 고기를 먹을 때 채소도 함께 듬뿍 드시는 거 잊지 마세요.
5) 고기 구울 때 환기는 필수입니다.
고기를 구울때 나는 연기에도 벤조피렌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충분한 환기는 필수사항입니다. 특히 굽는 사람이 가장 연기에 많이 노출되므로 직접 마시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5. 영양사 엄마의 결론
우리는 건강하게 살기 위해 질병을 예방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들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습니다. 드는 나이를 피할 수도 없고, 이미 안 좋아진 몸을 돌이키기도 힘들고, 유전적으로 타고난 것도 있고, 갈수록 환경도 오염되고, 먹는 음식들은 농약 및 각종 식품첨가물에 다양하게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평생 건강하게 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 컨트롤할 수 있는 것들은 최대한 실천하는 것이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법입니다. "탄 고기 먹는다고 안 죽어, 아무 이상 없어! 괜찮아!" 보다는 조금이라도 조심하는 것이 좋겠지요. 따라서 제가 앞서 알려드린 방법을 실천하시면서 벤조피렌의 섭취량을 줄여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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