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레인지에 관련된 속설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텐데요. 오늘은 그 속설들에 관한 팩트체크를 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이제 막 돌이 지난 아이가 있어 우유나 음식을 전자렌지에 데울 때가 많은데요. 그런 속설들 때문에 항상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참에 확실히 알아보기로 결심하고 공부를 해보았습니다. 제대로 알면 쓸데없는 근심 걱정이 없어지니까요. 제가 공부한 내용을 여러분들께도 공유하고자 하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1. 전제렌지는 어떤 원리로 음식을 데워줄까요?
전자렌지에 이용되는 전파는 파장이 매우 짧은 '마이크로파'입니다. 이 전파가 식품 속에 함유된 물 분자를 빠르게 회전시키며, 회전에 의해 물 분자들이 서로 부딪힐 때 열이 발생합니다.
즉, 식품속에 함유된 물에 의해 식품이 데워지는 원리입니다. 그래서 전자레인지로 음식을 오래 데우면 수분이 증발되면서 딱딱해지거나 질겨지기도 합니다.
2. 전자렌지에 관한 속설
1) 전자렌지에서 전자파가 나와서 암을 유발할 수 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근거가 없는 속설입니다.
아마도 방사선 조사식품과 혼동되어 나온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방사선은 주로 식품의 살균 및 발아억제를 위해 사용됩니다. 방사선은 식품을 통과하면서 열로 소모가 되므로 식품에 잔류하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그렇지만 여전히 발암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방사성 조사식품처럼 전자렌지에 조리한 식품도 그렇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생기면서 와전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 전자렌지의 전자파를 측정해보면 매우 미미한 수준으로 인체에 해를 끼치는 정도가 아니라고 합니다. 사실 인터넷 사용을 위한 와이파이(wifi)나 핸드폰 등에서도 전자파가 나오는데, 이것을 가지고 발암성을 걱정하지는 않잖아요.
그래도, 주의할 점이 있긴 합니다.
반드시 전자레인지가 작동 시에는 30cm 이상 떨어져 있으시기 바랍니다. 30cm이면 성인 남자 발보다 약간 긴 정도입니다. 하지만, 어린아이들의 경우 전자레인지가 돌아가고 빛이 나기 때문에 눈을 가까이 대고 보는 경우도 있는데요. 우리 몸에서 가장 민감하고 약한 부위 중 하나가 눈입니다. 이런 경우 수정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아이들이 가까이 가지 못하도록 해주세요. 그래서 전자레인지는 아이들의 눈높이보다 더 높게 설치하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제가 2년 전에 새집으로 이사를 했는데요. 주방에 전자레인지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 눈높이보다 더 높이 설치되어 있어 불평을 했습니다. ":왜 이렇게 불편하게 높은 데다 설치를 한 거지? 뜨거운 거 꺼내다가 엎어지면 화상 입을 거 같은데" 하고 생각을 했는데요. 이제는 그 이유를 알 것 같네요. 주부들은 전자레인지를 돌려놓고 계속 주방에서 머무르고 전자레인지에 남은 시간은 쳐다보기 쉬운데요. 높은 곳에 있으면 아무래도 거리도 멀어지고 쳐다보더라도 눈에 더 안전 해질 테니까요.
2) 음식 자체에서 발암물질이 생성된다
아닙니다.
"식품에 있는 단백질이 변성되어 해로운 물질이 생성되고, 전자렌지로 끓여서 식힌 물을 식물에 주었더니 10일 만에 죽었다더라" 이런 괴담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사실이 아닙니다.
사실 단백질의 변성이란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생달걀의 흰자는 투명하지요? 그런데 익히면 어떻게 되나요? 하얀색으로 바뀝니다. 바로 이것도 단백질의 변성중 하나입니다. 단백질의 변성은 단백질이 들어있는 식품을 가열하거나 물리적인 힘을 가하거나 빛을 쐬이거나 하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단순히 물분자를 충돌시켜 온도가 올라간 것인데 발암물질이 나올 수는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런 논란 때문에 한 텔레비전 방송에서 실험을 해본 적이 있는데요. 그냥 수돗물을 준 식물과 별 차이 없이 잘 자랐다고 합니다.
만약 정말 전자레인지 사용이 걱정되신다면 어렵지 않으니 직접 집에서 실험을 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전자렌지로 끓인 후 식힌 물을 집에서 키우는 식물에게 줘보세요. 그렇다면 확실히 알게 될 것입니다.
3) 음식물의 영양소가 파괴된다
사실 음식물의 영양소는 온도가 높아지면 파괴되기 쉽습니다. 특히 비타민이 그러한데요. 따라서 전자레인지를 쓰든 물로 삶든 기름에 볶든 열에 약한 영양소는 파괴될 수 있습니다. 특별히 전자레인지라고 해서 더 많이 파괴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전자레인지가 오히려 영양소 파괴가 덜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전자레인지는 짧은 시간 안에 식품을 데워주기 때문에 열에 노출되는 시간이 짧아져서 영양소 파괴가 덜 된다라고 합니다.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 중 한 명은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식품과학과 스콧 랜킨 교수'인데요. 그는 식품 조리 온도가 높을수록, 물을 많이 사용하는 요리일수록, 조리 시간이 길수록 영양소 손실이 늘어난다고 밝혔는데요. 전자레인지는 다른 조리법에 비해 훨씬 조리시간이 짧고 따로 물을 사용하지도 않기 때문에 오히려 영양소를 덜 파괴시키는 조리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3. 전자레인지 사용 시 주의점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전자레인지로 음식을 데워먹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으니 안심하고 드셔도 됩니다. 하지만 그래도 꼭 주의할 점이 있으니 이 부분은 확인하고 가시기 바랍니다.
1) 사용금지 용기(그릇)
전자레인지용 용기를 꼭 사용해주세요. 플라스틱 중에서는 전자레인지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호르몬이 유출될 수 있는 용기들도 있기 때문에 전자렌지 사용이 가능한지 확인해주세요. 그리고 스테인리스, 알루미늄 호일 같은 금속이 함유된 것들을 사용하면 불꽃이 일어날 수 있으니 절대 사용하지 마세요.
2) 전자레인지에서 30cm 이상 떨어져 있기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전자레인지에서 최소 30cm 이상 떨어져 있으시고 아이들의 손이나 눈이 마주치지 않는 위치에 설치해주세요.
3) 전자레인지에 넣으면 안 되는 식품들에 유의하기
사실, 전자레인지는 이미 조리한 음식을 데우거나, 단호박과 같이 단단한 식품을 부드럽게 할 때, 해동을 할 때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조리하지 않는 날 음식을 전자레인지에서 조리를 하는 것은 몇 가지 음식에 국한되어 사용하셔야 합니다. '계란찜'이 대표적인 예가 되겠네요.
특히 생채소나 생고기들을 익히는 용도로 사용하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골고루 익혀지지 않을 수도 있고 질감도 질겨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생달걀의 경우 달걀이 터져버리는 불상사가 생기며, 고추의 경우 매운 향이 가득 펴져 나와 눈과 목을 따갑게 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전자레인지는 데우기, 부드럽게 하기, 해동하기 등을 위주로 사용하시는 것을 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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