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이나 관절 건강을 생각해서 도가니탕을 드시고 있으신가요? 가격도 비싸고 시간과 노력을 들여 한참을 끓여내야 하는 도가니탕! 과연 그만한 효과가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별로 효과가 없습니다.
그런데, 동의보감에서는 '유사한 것은 유사한 것을 보강한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즉, 소의 무릎부위를 먹었으니 당연히 사람의 무릎에도 효과가 있어야 할 텐데 왜 그다지 도움이 안 될까요? 그 이유를 알려드리니 꼭 끝까지 읽어주시고 관절 건강에 도움을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1. 도가니는 어디 부위일까요?
도가니는 '무릎뼈'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도가니탕'은 소의 무릎뼈를 푹 고아서 만든 음식입니다.
하지만, 무릎뼈만 사용하는것이 무릎뼈를 둘러싼 연골과 살코기까지 사용합니다. 보통 소 1마리에서 4~5인분밖에 나오지 않으므로 값이 매우 비싼 편에 속합니다.
2. 도가니가 안 들어있는 도가니탕을 주의하세요.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도가니는 매우 비쌉니다. 따라서 일부 식당에서는 도가니 대신 소의 사태살에 붙어있는 힘줄인 '스지'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도가니처럼 콜라겐이 많아 맛과 식감이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원래 스지와 도가니는 가격이 비슷한데요. 도가니는 삶고 조리하는 과정에서 손실되는 양이 많기 때문에 손실양이 적은 스지를 이용해서 탕을 만든 후 도가니탕이라고 속여 판매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3. 도가니가 관절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하는 이유는요?
뼈와 관절 건강에 도움이 되는 콜라겐, 콘드로이친, 칼슘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1) 콜라겐은 연골 무게의 약 2/3을 차지하는 주요 구성성분입니다.
2) 콘드로이친도 연골의 구성성분으로, 꾸준히 섭취하면 관절 통증 및 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3) 칼슘은 뼈를 구성하는 주요 미네랄입니다.
4. 실제로 도가니는 관절 건강에 도움이 될까요?
위에서 도가니에는 3가지 핵심 영양성분이 함유되어 있다고 했지요? 하지만 이런 성분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뼈 및 관절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 이유를 설명드릴게요.
1) 도가니탕의 콜라겐이 우리몸에 흡수되어 관절의 콜라겐으로 만들어질 확률이 매우 낮습니다.
콜라겐이 연골의 구성성분이지만, 콜라겐은 고분자의 단백질 덩어리이기 때문에 우리 몸에 흡수되기 위해서는 아미노산 단위로 분해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아미노산들이 다시 체내에서 콜라겐으로 합성되는 비율이 얼마나 될까요? 그리고 콜라겐으로 다시 합성된다고 해도 꼭 관절로만 가게 될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참고로 콜라겐은 연골, 근육, 피부 등에 분포되어 있습니다.
2) 콘드로이친과 칼슘의 함량은 낮은 편입니다.
콘드로이틴의 하루 권장량은 600~1200㎎ 사이입니다. 만약 도가니탕으로 먹으려면 2~3그릇을 모두 먹어야 하는데 칼로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관절 건강을 지키려다 체중이 증가해서 오히려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습니다. 또한 국물요리이기 때문에 나트륨 섭취가 많아지며, 과잉의 나트륨은 칼슘의 배설을 촉진하기 때문에 도가니탕으로 관절 및 뼈 건강을 지키는 것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칼슘의 경우, 도가니탕 100ml당 9mg 정도가 들어있는데요. 이는 우유에 함유된 칼슘보다 현저히 낮습니다. 참고로, 우유 반잔인 100ml에는 100~110mg의 칼슘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3) 이미 연골이 줄어들었다면 도가니탕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뼈와 뼈 사이에서 마찰을 줄여주는 연골! 그런데 연골은 한번 손상되면 다시 돌이킬 수 없습니다. 따라서 아무리 도가니탕을 많이 먹는다고 해도 연골을 되살릴 수 없으니 효과가 없다는 말이지요.
도가니탕은 연골 손상 예방 차원에서 꾸준히 먹으면 약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치료효과는 없다는 점 기억해주세요.
5. 그럼 뼈와 관절 건강을 위해 무엇을 먹는 것이 좋을까요?
뼈와 관절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식품들은 매우 많습니다. 하지만 식품으로서 어떤 치료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고, 결국은 전문의에게 본인의 문제점을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치료를 받는 상태에서 보조적으로 특정 식품을 꾸준히 먹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관절에 좋지 않은 식습관 및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더 급선무이지요.
1) 금주, 금연
관절염을 악화시키는 대표적인 물질이 바로 술과 담배입니다.
2) 체중감량
무릎에는 자기 체중의 5배 정도의 하중이 걸립니다. 따라서 체중을 1kg만 빼더라도 무릎에는 5kg만큼의 하중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3) 건강한 식습관
달고 짜고 기름진 음식은 피하고 육류, 생선, 채소, 과일, 곡류, 유제품 등을 골고루 적당히 먹는 건강한 식생활을 실천해주세요. 기본적인 식습관이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상태에서 관절에 좋다는 식품만 많이 챙겨 먹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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