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에 대한 궁금증! 첫째, 팥은 소화가 잘 안되는 식품이다? 둘째, 팥을 삶을 때 처음 삶은 물에는 독소가 있어 반드시 버려야 한다? 셋째, 팥죽에는 소금보다 설탕을 넣어야 한다? 오늘은 팥죽에 관련된 속설에 대해 속시원한 해답을 드립니다.
1. 팥을 먹으면 소화가 잘 안된다?
농촌진흥청의 자료에 따르면 팥에 함유된 녹말은 세포섬유에 둘러싸여 소화효소의 침투가 어려운 편이라고 합니다. 팥을 삶아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팥은 삶아도 일부러 으깨지 않는 이상 으깨져서 끈적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팥은 한의학적으로 차가운 성질의 식품이므로, 속이 냉한 사람들이 많이 먹으면 소화가 잘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소화력이 좋은 분들은 느끼지 못하시겠지만, 소화력이 약한 분들이나 몸이 냉한 분들은 팥죽이나 팥칼국수처럼 팥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먹으면 소화가 잘 되지 않고 더러는 설사, 위산이 역류하는 (생목이 오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팥칼국수의 경우 밀가루까지 들어가 있으니 더더욱 소화에 부담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팥을 무조건 먹으면 안 된다기보다 본인이 섭취 후 부담이 없을 만큼 먹는 양을 조절하는 방법을 권해드립니다. 팥은 면역력에 좋은 사포닌이 함유되어 있고,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며 피로 해소에 좋은 비타민 B1이 풍부한 대표 곡물이기 때문입니다.
2. 팥, 처음 삶은 물은 버려야 한다?
아닙니다.
'팥을 처음 삶은 물에는 독소가 있어서 버리고 새물로 다시 끓여야 한다'는 속설이 있는데요. 언제 어디에서 시작된 정보인지는 모르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팥을 끓이면 거품이 뽀글뽀글 올라오는데, 이것을 독소라고 생각했을 거라는 추측이 드는데요. 실제로 거품은 '사포닌'이라는 성분 때문에 만들어지는 것이며, 사포닌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면역력에 좋을 뿐 아니라 붓기 제거, 혈관질환 예방에도 좋기 때문에 버리면 오히려 손해입니다. 뿐만 아니라 팥은 강력한 항산화 역할을 하는 '안토시아닌'이 들어있어 붉은색을 나타내는데요. 팥을 삶으면 안토시아닌이 우러나와 물이 금세 붉은빛이 됩니다. 따라서 이 물을 버리면 결국 안토시아닌까지 모두 버리게 되는 것이니 너무 아깝지 않나요?
그리고 애초에 팥에 독이 들어있다면 팥을 불려서 팥밥을 해 먹는 경우, 삶는 과정이 없으니 독을 함께 먹게 된다는 말이 됩니다. 하지만 팥밥을 먹고 독소 때문에 건강에 이상이 생긴 사람은 없다는 사실!
참! 만약에 팥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삶았다면 그물을 버리지 마세요! 요리에 재 사용하면 팥에 함유된 영양소를 온전히 섭취할 수 있으니, 절대 그냥 싱크대로 흘려보내지 마세요.
3. 팥죽엔 설탕을 넣어야 한다?
아닙니다.
팥죽에 설탕을 넣으면 팥에 함유된 대표 영양소인 사포닌과 비타민B1을 많이 잃게 된다는 사실!
참고로, 토마토나 딸기를 먹을 때 설탕을 찍어먹지 말라는 이유가 비타민 B1이 파괴되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토마토나 딸기에 함유된 비타민B1은 매우 소량이라 파괴되어도 큰 의미가 없습니다. 하지만 팥은 그렇지 않죠. 따라서 설탕보다는 소금을 뿌려 먹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소금은 부종을 일으키지 않냐고요? 애초에 넣는 소금의 양도 적을 뿐 아니라, 팥에는 이뇨작용을 돕는 사포닌과 칼륨이 있어 소금을 넣더라도 부종과 같은 문제는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참고로, 원래 동지팥죽은 소금으로 간을 하는 것이 전통적인 방법입니다. 소금이 잡귀를 쫓아준다는 속설 때문이랍니다.
그래도 설탕을 넣어야 맛있지!라고 하신다면, 기존에 넣던 설탕의 양을 반으로 줄이시고 대신 소금을 조금 넣어보세요. 소금은 설탕의 단맛을 상승시켜주는 효과가 있어 설탕의 양을 줄이더라도 단맛은 기존에 먹던 것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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