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레오 좋아하시죠?
저도 어렸을 때 참 좋아했는데 엄마가 잘 안 사주셔서 많이 못 먹었던 슬픈 기억이 납니다. 성인이 되어서는 충분히 사 먹을 수 있었지만 식품영양학과에 다니는 학생으로서 왠지 자주 먹으면 안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한참 다이어트를 할 때라 멀리했던 기억도 납니다. 여러분은 오레오에 대해 어떤 추억이 있으신가요? 반으로 갈라 크림 따로 과자 따로 먹고, 우유에 찍어먹고, 부셔서 아이스크림에 뿌려먹고! 그런데 오레오가 어떤 성분으로 만들어졌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그렇다면 이 글이 도움이 되실 테니 끝까지 읽어주세요.
1. 오레오 원재료명
원재료명을 다 나열하자니 너무길고 이해하기 어려운 식품첨가물들이 많이 보입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알기 쉽게 설명을 드릴게요. 나와 내 가족들의 입으로 들어가는 거니 귀찮더라도 한 번만 읽어보세요.
▶밀가루, 분당(설탕+옥수수전분),팜유, 야자유, 혼합제제(올레오레진 로즈마리, 올레오레진 세이지), 옥수수유(옥배유), 유당, 코코아 분말, 포도당, 물엿, 옥수수 전분, 유청분말, 코코아매스, 산도조절제, 정제소금, 레시틴, 합성착향료(바닐라향, 바닐린)
일단, 생각했던 대로 밀가루가 주성분이며, 단맛을 내는 재료들이 많이 들어간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분당, 포도당, 물엿 3가지가 단맛을 내는 주성분이 되겠습니다.
이제부터는 생소한 첨가물들 위주로 한번 살펴볼게요.
1) 팜유, 야자유
팜유는 열대식물인 야자나무 과육에서 나오는 기름으로 식물성기름이지만 동물성 지방처럼 포화지방산이 풍부해서 심혈관 건강을 위해서는 적절히 섭취해야 하는 기름입니다. 팜유도 아쟈나무에서 추출하므로 야자유라고도 불리지만, 일반적으로 야자유는 코코넛유를 가리키기도 합니다. 코코넛유도 팜유와 마찬가지로 식물성이지만 포화지방산이 풍부합니다.
2) 혼합제제 (올레오레진 로즈마리, 올레오레진 세이지)
'올레오레진'은 향을 내기 위한 식품첨가물입니다. 로즈마리나 세이지 같은 향신료는 일단 수확을 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품질이 떨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향이 소실되기 전에 향신료를 갈아서 유기 용매를 이용해서 향신료들의 기름성분만 추출해 냅니다.
따라서 오레오에는 로즈마리와 세이지 향미가 들어가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오레오의 냄새를 맡아보았는데요. 바닐라향이 들어가서 인지 바닐라향밖에 느껴지지 않네요. 냄새를 잘 맡는 민감한 후각을 가신 분들은 로즈마리와 세이지 향이 느껴지실까요?
참! 글을 적으면서 생각난건데요. 오레오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가 바로 '올레오레진' 향료를 사용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오레오에 대해 조사하면서 오레오라는 이름이 어떻게 해서 붙여졌을까 하고 찾아봤는데, 가설만 있을 뿐 정확한 정보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올레오레진에서 따온 이름이 아닐까 하고 조심스럽게 짐작해봅니다. 하지만 오레오는 1912년에 처음 출시된 100년이 넘은 과자인데, 100년 전에도 올레오레진이라는 식품첨가물이 존재했는지는 저도 모릅니다. 이름의 기원은 추측일 뿐이니 재미로 읽어주세요.
3) 유당, 유청분말
유당은 우유에 함유된 당분(당분자가 2개 결합된 이당류)을 말하며, 유청분말은 치즈를 만들때 분리되는 액체 부분을 분말(가루)로 만든 것을 의미합니다. 즉, 우유 성분이 들어가 있다는 말이 됩니다.
4) 산도조절제
산도조절제는 이름이 고상하지만, 사실 식품이 상하는 것을 지연시켜주는 '보존제(방부제)'라고 보시면 됩니다.
5) 코코아, 코코아매스
코코아는 알겠는데 코코아매스는 무엇일까요?
코코아의 주원료인 카카오를 액체 형태로 녹인것을 카카오매스라고 부르는데요, 카카오매스에서 지방성분(카카오 버터)을 빼면 코코아(분말)만 남게 됩니다.
사실 카카오와 코코아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우리는 식품가공업에 종사하는 전문가가 아니므로 두가지가 비슷한 것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6) 레시틴
레시틴은 유화제입니다. 물과 기름을 잘 섞이게 해주는 역할을 하며 식품가공에서 매우 많이 활용이 됩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마요네즈를 만들 때 달걀노른자를 넣지요? 바로 노른자에 함유된 레시틴을 활용하기 위해서랍니다.
2. 오레오 색깔이 까만이유는?
오레오에는 초콜릿을 만드는 코코아와 코코아매스가 함유되어 있는데요. 그런데 초콜릿과는 색이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초콜릿은 다크 초콜릿이라고 해도 갈색빛이 돌지 오레오처럼 검은색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럼 색소를 첨가했을까요? 그건 아닙니다.
오레오가 까만 건 코코아를 더치-프로세스(Dutch-process) 방식으로 가공했기 때문입니다. '더치 프로세스'는 코코아 빈은 알칼리액에 담가 산도를 낮추는 것인데요. 이렇게 하면 색깔이 더 진해질 뿐 아니라 더 부드러운 풍미를 갖게 된다고 합니다.
3. 칼로리 및 영양성분
오레오의 종류는 생각보다 매우 다양합니다. 맛도 다양하지만, 크림이 두배로 들어간 오레오도 있고 크기가 작은 것도 있으며 오레오 맛 시리얼도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오레오의 칼로리와 영양성분을 알려드리기는 어려우니 가장 기본이 되는 오리지널 오레오(화이트 크림 초콜릿)에 대해 알려드린다는 점 참고해주세요.
▶오레오 1개 기준
칼로리 : 50kcal
탄수화물 : 7g
당 : 3.8g
지방 : 2.3g
단백질 : 0.4g
나트륨 : 40mg
예상했던 대로 당분의 함량이 높습니다. 1개에 당이 3.8g이니, 만약 10개를 먹는다면 38g의 당분을 먹게 되는 셈입니다. WHO에서 권장하는 하루 당분 섭취량인 25g을 훌쩍 넘는 양입니다.
그리고 칼로리도 높은 편이라 10개를 먹으면 500kcal를 섭취하게 되는데요. 참고로 신라면 1개의 칼로리가 505kcal랍니다. 즉, 10개만 먹어도 라면 한 개의 칼로리를 섭취하게 되니 과잉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꼭 개수를 정해놓고 드세요!
참! 혹시 '오레오 다크 초콜릿'은 다크 초콜릿이 함유되어 있으니 오리지널 오레오보다 건강에 더 좋겠지? 라고 생각하시나요? 짐작하셨겠지만 절대 아닙니다.
만드는 재료 자체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오히려 설탕함량이 더 높답니다. 다크 초콜릿에는 항산화 효능으로 유명한 '폴리페놀'이 함유되어 있어 건강에 유익하지만 함류량이 적어 그 효능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맛을 위해 오레오 다크 초콜렛을 고르는건 괜찮지만 건강을 위해 일부러 선택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결국 과자는 과자일 뿐이랍니다.
4. 영양사 엄마의 결론
오레오의 성분을 살펴보니 마음이 좀 착착합니다. 우리 아들이 가장 사랑하는 과자이거든요. 아예 안 줄 수도 없고, 친구들이 가져와서 같이 먹게 될 때도 있으니 피하는 것만은 정답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세상에는 맛있지만 건강에는 좋지 않은 많은 식품들이 존재하니까요.
그렇다면 좀 더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봐야 하는데요. 바로 먹는 양을 조절하는 것입니다. 우리 인간의 몸은 그렇게 허술하게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해로운 물질이 들어오면 해독을 하고 밖으로 내보내는 일을 열심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과도한 양을 먹는다면 우리 신체기관들도 두 손 두발을 다 들고 '항복'할 수밖에 없겠지요? 따라서 오레오와 같은 과자는 적당히 먹고 좋은 음식은 더 많이 먹고 운동해서 내 몸이 더 열심히 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겠습니다.
영양사 엄마가 생각하는 적정량은?
'5개 이하'입니다. 저는 올해 6살이 된 아들에게 한번 먹을 때 3개만 준답니다. 그리고 오레오는 우유랑 먹을 때 가장 맛있다는 거 아시죠? 우유와 오레오를 함께 먹으면 포만감도 생기고 오레오에 부족한 단백질도 보충되니 일석이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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