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캐나다에 살고 있어서 가끔 외국인 친구들이 저에게 한국음식에 대해 물어볼 때가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콩나물과 숙주나물'이 어떻게 다르냐는 질문을 받았는데요. 간단하게 '콩'의 종류가 다르다고만 얘기해주었습니다. 물론 영어가 능통하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 영양성분이 정확히 어떻게 다른지 모르겠더라고요. 물론 육아 때문에 오랜 기간 휴직 중인 영양사이지만 이런 것도 하나 설명 못해서야 되겠습니까! 그래서 이번 참에 확실히 정리해두기로 했답니다.
1. 콩나물과 숙주나물을 만드는 '콩'의 차이
숙주는 '녹두'라는 콩으로만 만들지만, 콩나물은 주로 노란 콩(백태)으로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노란 콩도 크기에 따라 메주콩, 두부콩, 세콩 등으로 나뉘는데요. 이 중에서 작은 크기의 '세콩'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세콩을 '콩나물콩'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쥐눈이콩, 서리태 등의 콩으로도 콩나물을 만들 수 있답니다.
참! 콩나물과 숙주의 재배방법은 동일합니다. 둘다 집에서도 키울 수 있을 만큼 재배방법이 비교적 간단한데요. 콩과 녹두를 그릇에 넣고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서 물만 주면 끝!입니다.
2. 외형상의 차이
콩나물 머리는 숙주보다 더 크고 단단한편이고, 줄기도 숙주에 비해 두껍습니다. 그리고 콩나물보다 숙주가 전체적으로 어두운 색을 띠고 있습니다.
3. 영양성분의 차이
100g | 칼로리(kcal) | 탄수화물(g) | 단백질(g) | 지방(g) | 식이섬유(g) |
콩나물 | 36 | 3.8 | 4.6 | 1.4 | 1.6 |
숙주나물 | 13 | 2.4 | 1.7 | 0.1 | 1.7 |
칼로리는 숙주나물이 '승'이네요. 콩나물보다는 숙주나물이 다이어트에는 좀 더 도움이 되겠네요. 하지만 단백질의 양이 1/3 수준이라는 점이 아쉽네요. 지방의 함량은 콩나물이 더 높지만 둘 다 매우 낮은 편에 속하고요. 식이섬유는 거의 비슷한 함량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네랄(무기질)과 비타민은 어떨까요? 미네랄과 비타민은 종류가 너무 많아 표로 나타내기 어려우니 글로 적어볼게요.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숙주나물'이 훨씬 미네랄과 비타민이 풍부합니다. 특히 비타민 C는 콩나물의 4배, 칼륨은 2.5배, 셀레늄은 10배 이상 많습니다. 참고로 셀레늄은 강력한 항산화제로 노화방지, 면역력 증강, 암 예방 등 다양한 효능이 있는 영양소입니다. 그 밖에도 비타민B, 비타민E, 마그네슘 등도 풍부합니다.
그렇다고 콩나물이 모든 면에서 뒤처지는 건 아닙니다. 콩나물은 숙주나물에 비해 칼슘, 철분, 인, 마그네슘 등의 미네랄이 더 풍부하답니다. 그리고 단백질 함량도 3배 가까이 된다는 건 이미 말씀드렸죠?
참! 제가 한 가지 빠드린것이 있네요.
둘 다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영양성분! 숙취해소에 좋은 '아스파라긴산'이 풍부하답니다. 술 마신 다음날 콩나물이 없다면 숙주나물 요리를 해서 드셔도 되니 참고해주세요.
글을 쓰다 보니 숙주나물이 조금 더 몸에 좋은 식품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럼 숙주나물을 사는 편이 더 좋겠네요?
그건 아닙니다. 모든 식품은 각각 가지고 있는 영양소 및 효능이 다르므로 골고루 먹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아무리 좋은 식품이라도 모든 영양소를 가지고 있는 식품은 없으며, 오히려 과잉 섭취하면 부작용이 생기기 때문이지요. 둘 다 건강하고 비교적 저렴한 식품이니 식탁에 자주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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