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36살에 처음으로 대장내시경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젊은 나이에 대장에 무려 1cm짜리 용종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는데요. 용종을 떼어낸 후 '대장암'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얼마나 떨리고 걱정이 되던지 결과가 나오는 날까지 밤을 설쳤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대장에 용종이 생겨서 걱정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읽고게실텐데요.
사실 대한민국 50대 성인 3명 중 1명 정도는 용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심하여 더 젊은 나이에도 얼마든지 용종은 생겨날 수 있습니다. 빨리 발견하여 적절히 치료를 받는 것이 좋으니 망설이지 마시고 병원에 꼭 방문해주세요. 저도 용종을 발견한 그날 바로 병원에서 용종 제거 수술을 받았는데요. 그래서 여러분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후기를 적어봅니다.
1. 대장용종이 무엇인가요? 증상은요?
아주 간단하게 말하면 '대장벽에 볼록 튀어나온 작은 혹'을 말합니다. 용종 또는 영어로 폴립(polyp)이라고도 부릅니다. 이런 대장용종을 가진 사람들이 해마다 더 늘어나고 있는데요. 육류 섭취가 많아지고 노인인구가 증가하고 있다는점,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점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합니다.
그럼 용종이 생겼을때 자각증상이 있을까요? 있다면 얼른 병원에 가보면 될텐데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장용종이 생겼다고 해도 증상이 딱히 나타나진 않습니다. 예민한 사람이거나 용종의 크기가 큰 경우에만 빈혈기가 있다, 속이 불편하다, 배가 아프다 정도를 느낄 수 있습니다.
2. 왜 생기나요? (원인)
1) 육류와 같은 기름진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경우
고기는 채소나 과일에 비해 소화를 시키려면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즉, 소화 및 배설이 되기까지 대장 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더 길어지게 되며, 그로 인해 용종 발생 확률이 높아지지요.
2) 비만인 경우
비만일수록 대장용종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보통 BMI(키와 몸무게로 산출하는 비만지수)가 25 이상이면 비만이라고 하는데요. 조사를 통해 비만인 경우 대장 용종 보유율이 17.2%로, 보통 체중을 가진 사람보다 6.2%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 HDL(좋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은 경우
HDL은 우리 몸의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는데 도움을 주는 물질로, HDL이 낮은 경우 대장암의 씨앗이 될 수도 있는 용종의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4) 기타 : 당분이 많은 음식이나 인스턴트 음식을 즐기는 경우, 유전
유전적인 요인은 어쩔 수 없지만, 식습관의 경우에는 통제가 가능하므로 용종을 예방하는 식습관의 실천이 중요합니다.
참고로, 술이나 담배는 장 건강에 좋지 않으나 직접적인 용종 발생의 원인이 된다고 밝혀진 바가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용종 발생 가능성과 연관이 없다 뿐이지 술과 담배는 대장암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 기억해주세요!
3. 용종이 암이 되나요?
네, 대장암이 될 수 있습니다. 대장암의 약 95%가 대장용종에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든 용종이 암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니 너무 걱정하지는 마세요.
아래는 용종이 대장암으로 발전되는 위험요인을 정리해놓은 것이니 참고해주세요.
1) 용종의 크기가 클수록 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름 5㎜ 미만 : 1% 미만에서 암세포가 발견
지름 1~2㎝ : 2~10%의 비율로 암세포 발견
지름 2㎝이상 : 40%의 비율로 암세포 발견
2)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암으로 발전되는 용종의 발생 확률이 높아집니다.
4. 꼭 제거해야 하나요?
네, 용종은 대장암의 씨앗이 될 수 있는 만큼 바로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용종을 발견했는데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는다면 용종이 대장 속에서 독성물질에 계속 노출되어 악성 종양 덩어리(암)로 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5. 어떻게 제거하나요?
용종의 크기나 의사에 따라 제거방법이 달라질 수 있는데요. 주로 대장내시경처럼 항문을 통해 집게, 올가미 같은 도구를 삽입하여 용종의 아랫부분을 조이고 전기를 통과시켜 잘라내는 방법이 많이 사용됩니다.
이렇게 잘라낸 용종은 대장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선종'인지 아닌지 알아보기 위해 조직검사를 실시하게 됩니다.
6. 보험이 적용되나요?
본인이 가입된 보험의 종류나 특약에 따라 달라지는데요. 저는 보험약관에 '입원을 하루 이상 할 경우에만 치료비를 지급한다'는 내용이 있어서 결국 하나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용종의 크기가 1cm나 되었지만 입원을 할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혹시 병원 치료비용을 꼭 받고 싶다 하시는 분들은 약관을 꼭 확인하셔서 입원결정을 하시면 되겠습니다. 참! 물론 치료비용은 받지 못했지만 수술 비용이 18만 원으로 비교적 부담 되지 않는 금액이라 다행이었습니다.
7. 예방법이 있나요?
1) 가장 좋은 방법은 좋은 식습관입니다.
육류 섭취가 너무 많다면 줄이도록 노력하고, 단 음식이나 인스턴트 음식도 많이 먹지 않도록 주의하며, 무엇보다 체중관리를 통해 비만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섬유질이 많은 채소는 대장 건강에 유익하므로 자주 섭취하시고, 물도 자주 마시고, 운동도 꾸준히 하신다면 분명 대장용종은 물론 대장암 예방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2)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으세요.
중년층에서 대장용종이 많이 발견되므로 40대에 접어들면 내시경 검사를 꼭 시작하시고 50대부터는 최소 3~5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사실 저는 30대 중반에 1cm의 용종이 발견되었는데요. 따라서 40대 이전의 젊은 분들도 대장내시경을 정기적으로 받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대장은 모양이 구불구불해서 단 한 번의 검사만으로는 100% 잡아내기 어렵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사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 기억해주세요!
물론 대장내시경을 받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비용도 비싸고 대장을 다 비워내야 하는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하니까요. 하지만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한국인들의 대장암 발병률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경각심을 가지고 꼭 검사를 받으시길 권장드립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