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을 만들 때 설탕대신 건포도를 넣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 건포도를 샀습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건포도, 제대로 씻어서 말리는 건가? 손으로 집으면 기름 같은 게 묻어나는데, 이건 뭐지? 끈적이니까 충치를 생기게 하지 않을까? 말린 과일이니까 혈당도 많이 올리거 같은데? 이런 많은 생각들로 머리가 복잡해졌습니다. 그래서 알아보았는데요. 생각보다 건포도에 대한 편견, 오해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럼 오해를 풀러 가실까요?
건포도는 지저분하다?
건포도를 생산하는 곳은 많지만 미국 캘리포니아가 주된 생산지역입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수확한 포도를 총 3가지의 위생처리 과정을 거치는데요.
첫째, 이물질 및 잔열매를 골라내는 작업
둘째, 물로 꼼꼼한 세척
셋째, 건포도외 다른 이물질이 들어가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
그리고 이뿐만 아니라 최종적으로 미국 농무부(USDA)의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만 포장되어 전 세계로 수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위생적인 부분이 마음에 걸리신다면 캘리포니아산을 드시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건포도는 끈적이니까 치아건강에 좋지 않다?
일반적으로 젤리같이 끈적이는 것은 치아에 오래 달라붙어 충치를 일으키는 박테리아들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을 만듭니다. 하지만 건포도를 다릅니다. 건포도에는 충치를 일으키는 박테리아의 성장을 억제하고 플라그 형성을 예방해 주는 성분인 '올레익산'이 함유되어 있어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렇다고 "이를 안 닦고 건포도를 먹고 충치를 예방할 수 있겠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은 없기를 바랍니다.
건포도는 당뇨에 좋지 않다?
당뇨환자들에게 일반적으로 과일과 같이 당분이 많은 식품은 조심하는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말린 과일의 경우에는 더 혈당을 쉽게 올릴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한데요. 건포도도 마찬가지입니다. 혈당을 급격히 올릴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먹지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가공식품을 간식으로 먹는 대신 건포도를 먹으면 오히려 혈당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텍사스대학고 제임스 박사는 건포도를 간식으로 먹은 그룹과 가공식품을 간식으로 먹은그룹으로 나누어 혈당수치를 측정하는 실험을 했는데요. 건포도를 섭취한 그룹이 가공식품을 섭취한 그룹보다 혈당수치가 16% 낮게 측정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참고로 건포도는 하루 3회, 총 12주간 섭취하도록 했습니다.
이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건포도는 혈당지수가 상대적으로 낮고, 식이섬유 및 항산화 물질이 들어있어 혈당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사실, 위 실험결과는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가공식품을 간식으로 먹는것보다 건포도를 먹는 것이 훨씬 나은 선택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한 건 가공식품을 통해 먹게 되는 설탕을 줄이고 대신 건포도로 단맛을 채운다면 충분히 당뇨는 물론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설탕이 들어간 요거트나 오트밀을 먹는 대신 무가당 요거트, 오트밀을 사서 건포도를 넣어서 먹거나, 빵을 만드는데 설탕대신 건포도를 넣은 등의 방법이 있습니다. 또한 샐러드에 당분이 없는 소스를 넣고 건포도를 추가하면 훨씬 맛있게 드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건포도가 혈당지수(GI)가 높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GI가 높은건 맞지만 GI를 기준으로 보시면 안 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건포도는 말린 것이기 때문에 한 번에 먹는 g(무게)가 적습니다. 그런데 GI지수는 공복 상태에서 포도당 50g을 섭취한 뒤 2시간 동안의 혈당 변화를 100으로 잡고, 다른 탄수화물 식품 50g을 섭취했을 때 혈당 변화를 지수로 만든 것입니다. 따라서 건포도를 다른 식품들과 같은 양으로 잡으면 1회에 먹는 양이 너무 많아지므로, 실제 1회 섭취하는 분량으로 환산하여 계산을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것을 GL(당부하지수)라고 부르며, 건포도는 당부하지수가 현미보다 낮습니다.
잠깐!
건포도 적정 섭취량은?
하루 30g이내, 1회에 15g 이내가 적당합니다.
즉, 하루 30g정도 먹는 것이 좋지만 한 번에 다 드시지 말고 15g씩 2번에 나누어 드시는 편이 훨씬 혈당조절면에서 좋습니다.
그런데 g으로 말씀드리니 감이 안 잡히신다구요?
보통 작은 크기의 포도는 1개당 0.5g이며, 큰 사이즈는 1.2~1.5g 수준입니다. 따라서 15g이면 작은 건포도 30알, 큰 포도는 10~12개 정도 된답니다.
그래서 일까요? 요즘엔 아래와 같이 작은 상자에 1번에 먹을 수 있게 포장된 제품들이 많이 판매되고 있으니, 양을 조절하기 힘드시다면 이런 소포장용 제품을 구입하시면 좋습니다.
건포도를 먹으면 기름이 묻어난다?
이건 맞습니다. 건포도에서 즙이 흘러나오는 것을 막고, 건포도끼리 서로 달라붙는 것을 방지하게 위해 매우 소량 사용합니다. 식물성 기름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답니다.
건포도는 색소를 입힌 것이다?
갈색빛이 진하기 때문에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색소를 입힌 것이라고 하는데요. 자연적으로 생긴 색깔이니 안심하고 드셔도 됩니다.
건포도는 적포도로 만들었다?
대부분의 건포도는 청포도로 만들어집니다. 물론 적포도로도 건포도를 만들 수 있지만 청포도 중에서 '톰슨 시드리스' 품종이 약 95%를 차지합니다. 아래 사진이 바로 건포도를 만드는 '톰슨 시드리스'입니다.
씨가 없는 "톰슨"이라는 품종의 포도가 가장 건포도를 만들기에 적합하다고 합니다.
결론
건포도는 포도와 소량의 기름만 들어있을 뿐 인공의 식품첨가물이 전혀 들어있지 않은 건강한 간식이며 적정량만 섭취한다면 부작용도 없습니다. 그리고 껍질까지 먹을 수 있어 포도가 가지고 있는 각종 무기질, 비타민, 항산화성분을 고스란히 섭취할 수 있는 식품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적정 섭취량을 지키고, 설탕대신 활용하신다면 다이어트, 당뇨는 물론 건강을 지키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는 훌륭한 식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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